시작은 무모했고, 몸은 바로 반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무섭기도 해요. 2주 만에 20kg 감량, 솔직히 말이 안 되는 숫자잖아요. 근데 그걸 직접 겪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추천하고 싶은 방식은 아니에요. 저는 다이어트에 집착했고, 무리한 선택을 했고, 후유증까지 겪었어요.
당시에는 어떻게든 빨리 살을 빼고 싶었어요. 체중이 98kg까지 나갔고, 자존감은 땅에 떨어졌고, 체형 때문에 사회생활도 위축돼 있었거든요. 옷도 맞는 게 없고, 사람들과의 모임도 피하게 되면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어요.
그때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2주에 20kg 감량한 후기”라는 글을 봤어요. 굶고, 운동하고, 디톡스하고. 그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죠. ‘이렇게만 하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보면 위험한 발상이었죠.
제가 실제로 했던 방법들
물만 마시는 단식
첫 3일은 물만 마셨어요.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진짜 아무것도. 그냥 물, 미지근한 생수만 하루 2리터 넘게 마시면서 버텼어요.
처음 하루는 배고픔보다 습관이 더 괴롭더라고요. 뭔가 씹고 싶은 그 느낌. 둘째 날부터는 머리가 띵했고, 체력도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셋째 날은 걷기조차 힘들더라고요.
근데 신기하게 넷째 날부터는 공복감이 둔해졌어요. 그냥 기운이 빠져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상태랄까.
고강도 유산소 운동
몸에 힘도 없는데, 저는 무식하게 운동까지 했어요. 러닝머신 위에서 땀을 짜내고, 하루에 2시간씩 빠르게 걷고, 실내자전거도 탔어요.
근육통은 기본이고, 땀이 너무 나서 탈수 증세까지 왔어요. 물을 아무리 마셔도 몸이 마르는 느낌. 체중은 줄긴 했지만, 피부는 푸석푸석하고, 입술도 갈라졌어요.
하루 한 끼만 먹는 날들
물만 마시는 걸 3일 정도 하다가, 그 다음부턴 하루 한 끼로 바꿨어요. 주로 닭가슴살 100g에 오이 몇 조각. 진짜 그게 끝이었어요. 너무 배고픈 날은 삶은 계란 하나 추가했어요.
사실 이때쯤 되면 입맛이 없어져요. 공복이 익숙해진다기보단, 먹을 기운조차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체중 변화는 어땠냐면
첫날 98kg에서 시작했는데, 7일째쯤 되니까 87kg. 그리고 2주 차 마지막 날에는 78kg까지 내려갔어요. 20kg 가까이 빠진 거죠.
체중계에 올라갈 때마다 신기했어요. ‘이게 진짜 되네’라는 생각. 몸은 고장났는데, 숫자가 주는 만족감은 너무 강해서, 멈출 수가 없었어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체중은 줄었는데, 피부가 축 처지고, 얼굴은 홀쭉해졌는데 생기가 없었어요.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더 빠지는 것도 느껴졌고, 무기력함은 일상이 됐어요.
그렇게 2주 동안 살을 빼고 나서 식사를 원래대로 조금씩 돌리니까, 바로 5kg가 다시 붙었어요. 그리고 그 이후엔 살이 훨씬 더 쉽게 찌기 시작했어요.
몸이 굶는 거에 적응을 해버리니까, 조금만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하는 것 같았어요.
결국 병원까지 가게 됐어요
몸이 너무 이상해서 내과를 갔는데, 간 수치가 올라가 있고, 빈혈 증상도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단기간에 그렇게 체중을 빼면, 몸이 망가집니다.”
당시엔 그냥 겁이 났어요. 내가 나이도 40대인데, 이대로 진짜 병이라도 생기면 어쩌지? 그 후부터는 다이어트를 전면 중단하고, 영양 섭취부터 다시 챙기기 시작했어요.
다시 돌아본 2주 20kg의 진실
이건 다이어트가 아니라 ‘몸을 버리는 과정’이었어요. 물론 살은 빠졌지만, 체지방만 빠진 게 아니에요. 근육도 빠졌고, 수분도 빠졌고, 심지어 체력과 정신력까지 소진됐어요.
살을 빼는 게 목표였지만, 건강하게 빼야 의미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때만 해도 살이 빠지면 다 괜찮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몸이 무너지니까 일상생활도 안 되고, 삶의 질이 뚝 떨어졌어요.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냐면요
지금은 하루 세 끼 다 먹어요. 다만 식단은 좀 신경 쓰죠.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늘리고, 과식하지 않는 수준으로. 그리고 걷기 운동 하루 40분씩 꾸준히 하고요.
이렇게 살았더니 지금 체중은 84kg 정도로 유지되고 있어요. 예전처럼 빠르게는 안 빠지지만, 내 몸이 망가지지 않고도 충분히 관리가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지금은 체력이 있다는 게 좋아요.
마무리하며
‘2주 20kg’이란 숫자, 정말 매력적이고 강력해요. 저도 그 말에 홀려서 시작했어요. 근데 그만큼 무섭고 위험한 길이에요.
다이어트는 빠르다고 좋은 게 아니더라고요. 건강하게, 천천히, 꾸준히. 결국 이게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한 줄 요약
2주 20kg, 살은 빠지지만 몸과 마음도 같이 무너집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건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