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했던 시작, 단순한 호기심이었어요
살면서 이런 시도를 해볼 줄 몰랐어요. 솔직히 말하면 무슨 큰 계기나 절박한 상황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우연히 유튜브에서 “3주 만에 20kg 감량”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고 호기심이 생긴 거죠. “진짜 이게 가능한 거야?” 싶은 마음 반,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충동 반으로 시작했어요.
그때 제 몸무게는 91kg였어요. 키는 167cm. 딱 보기에도 과체중이었고, 몸도 늘 무거웠어요. 체형도 위아래로 골고루 찐 스타일이 아니라, 복부 중심으로 확 쏠려 있었죠. 평소에도 다이어트는 늘 시도만 하고 실패하기 일쑤였어요. 근데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보자 싶었어요. ‘정말 3주만 죽었다 생각하고 해보자. 되는 데까지 가보자’ 이런 마음이었죠.
첫 3일, 솔직히 말하면 지옥이었어요
처음 3일은 그냥 참는 게 일이었어요. 제가 선택한 방법은 원푸드 다이어트에 가까운 식단이었어요. 하루에 삶은 계란 2개, 두부 100g, 오이 1개, 그리고 물 2리터. 커피나 간식, 심지어 소금도 금지. 운동은 매일 유산소 1시간. 정말 단순하죠? 대신 엄청 고통스러워요.
첫날은 의지로 버티는데, 둘째 날부터는 어지럽고 힘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몸이 막 떨리고, 화장실도 자주 가고, 배에서는 계속 꼬르륵거리고요. 이걸 어떻게 3주를 하지 싶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체중계 숫자는 계속 줄었어요. 하루에 1kg씩 빠지는 걸 보니까 뭔가 모르게 희열이 생기더라고요. 이게 진짜 큰 유혹이었어요.
일주일 차,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겼어요
딱 일주일 지났을 때, 체중이 6.5kg 정도 빠졌어요. 눈에 띄게 바지가 헐렁해졌고, 얼굴 살이 빠지면서 사람들이 “살 좀 빠진 것 같다?”고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동기부여가 됐죠.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체중계에 올라가고, 수치를 보면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 생겼어요.
식단은 여전히 반복됐고, 운동은 실내자전거 1시간, 스트레칭 30분으로 늘렸어요. 근력 운동은 하지 않았어요. 워낙 식단 자체가 부족해서 근력 운동까지 하면 무리가 오더라고요. 전력 질주하듯이 빠르게 체중을 줄이는 데만 집중했어요.
2주차 들어서부터 몸이 보내는 신호들
체중은 계속 빠졌지만, 솔직히 말하면 몸은 점점 힘들어졌어요. 특히 오후만 되면 집중력이 완전 바닥이고, 저녁 즈음엔 손발이 차가워지고 두통이 자주 왔어요. 생리도 중간에 건너뛰고, 잠도 잘 안 오더라고요. 체지방이 빠지는 것도 있었지만, 수분도 같이 빠지면서 전반적으로 탈수 증상 같은 게 나타났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딱 하나예요. “이왕 시작한 거 3주만 참자. 그 이후엔 멈추든지 말든지 하자.” 이 생각 하나로 버틴 거죠.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저는 ‘체중을 줄이는 것’과 ‘건강하게 살을 빼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실감했어요.
드디어 3주 차, 체중계 숫자에 놀라다
3주째 되는 날 아침,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71kg이 찍혀 있었어요. 정확히 20kg 감량. 제 인생에서 그런 숫자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너무 신기하고, 뭔가 이루어낸 느낌은 있었지만… 반대로 허무한 감정도 컸어요. 몸은 비쩍 마르고, 근육도 빠졌고, 에너지는 없는 상태. 말 그대로 ‘비워진’ 느낌이더라고요.
주변에서도 “진짜 너무 많이 빠졌는데?” 하는 반응이 많았고, 얼굴이 축 처졌다는 말도 듣고. 거울을 봐도 건강한 느낌보단 병약한 느낌이 강했어요. 물론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졌고, 옷도 다 작아졌지만 기분이 100% 좋지만은 않았어요.
3주 후의 요요와 후유증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식단을 조금만 풀기 시작하니까 바로 몸이 반응하더라고요. 물만 마셔도 붓고, 간단한 식사 한 끼에도 1kg이 쑥 올라가고. 몸이 그동안 너무 혹사당했는지, 회복 과정도 오래 걸렸어요. 원래대로 먹지 않았는데도 3주 안에 7kg가 다시 쪘어요.
무엇보다 소화력이 너무 떨어졌어요. 장이 예민해졌는지 자극적인 음식만 먹으면 배탈이 나고, 컨디션이 계속 들쑥날쑥했어요. 심리적으로도 요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음식 먹을 때마다 불안한 감정이 따라붙더라고요.
제가 진짜 느낀 점
‘3주 20kg 감량’은 가능하긴 해요. 단, 정말 몸과 마음을 깎아내면서 가능하다는 뜻이에요.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숫자만 추구하는 감량은 결국 후유증을 부르고, 그걸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해요.
저는 그 이후에 체중을 75~76kg 사이로 유지하면서 균형 있는 식사와 운동 중심으로 바꿨어요. 빠른 감량에 대한 집착은 사라졌고, 이제는 하루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는 게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 몸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전 아마 그렇게 무리하진 않았을 거예요. 한 달에 4~5kg씩 줄여서 3개월 동안 천천히 감량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남아요.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요.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얼마나 위험한지, 제 몸으로 겪어봤다는 점에서 교훈은 컸어요.
누군가 “3주 만에 20kg 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하게 말할 거예요. “가능은 하지만, 그 후의 몸과 마음까지 생각해보세요”라고요.
마무리하며 전하는 말
다이어트는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에요. 건강한 몸과 지속 가능한 생활 패턴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짧은 시간 안에 극적인 결과를 내는 것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덜 아프고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훨씬 나아요. 저처럼 무모하게 도전하기 전에, 꼭 나중을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한 줄 요약: 3주 20kg 감량은 가능하지만, 그 대가는 상상보다 크고 오래갑니다. 진짜 중요한 건 건강한 감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