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뺀다고 끝이 아니더라
체중계 숫자만 믿던 시절이 있었어요. 몸무게만 줄어들면 다 된 줄 알았고, 숫자에만 연연했죠. 실제로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3개월 동안 7kg 가까이 감량했을 때도, 만족감보단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바지 사이즈는 줄었는데 거울 속 내 몸은 전혀 ‘건강해 보이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팔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고, 배는 여전히 남아 있고, 몸은 깡마른데 옷을 입으면 이상하게 핏이 안 살아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체지방률’이라는 단어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게 아니라 지방을 빼고 근육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진짜로 건강한 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거죠. 특히 남자 체지방률이란 게 단순히 외모뿐 아니라 건강, 에너지, 심지어 정신 상태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그 후로 점점 깨닫게 되었어요.
체지방률이라는 숫자, 생각보다 민감하더라
헬스장에서 체성분 분석기를 처음 올랐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체중은 정상인데 체지방률은 26% 정도였어요. 그때 트레이너가 “살은 빠졌지만 근육량이 부족해서 보기보다 더 말라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체중만으로는 절대 내 몸의 상태를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제대로 느꼈어요.
보통 남자 체지방률 10~15%는 복근이 보이기 시작하고, 20%가 넘으면 뱃살이 도드라진다고 해요. 저는 20% 중반대였으니 겉보기엔 살이 없어 보여도 배가 불룩하고, 힘도 없고, 쉽게 지치는 몸이었던 거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체지방률을 낮춰보자. 목표는 18% 아래로 떨어뜨리기.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어요.
첫 번째 착각, 유산소만 하면 빠질 줄 알았어요
처음엔 무작정 유산소만 늘렸어요. 하루에 만 보 이상 걷기, 자전거 타기, 가끔은 러닝도 해봤어요. 그런데 몇 주 지나도 몸이 크게 달라지는 느낌이 없더라고요. 오히려 근육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도 그럴 게, 먹는 건 그대로인데 운동량만 늘리니 에너지가 부족해서 근육이 먼저 빠진 거죠.
그때 운동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게 ‘근력운동 없이 유산소만 하면 근육 빠지고 지방만 남는다’는 말이었어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제 다이어트 방식이 완전히 잘못된 거였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운동 방식부터 바꿨어요. 하루 한 번은 꼭 근력운동, 그리고 유산소는 짧고 강하게.
헬스장보다 집에서 시작한 이유
솔직히 말해서 헬스장은 심리적 장벽이 좀 있었어요. 마른 몸에 힘도 없고, 기구 쓰는 법도 몰라서 괜히 민폐될까 봐 망설여졌어요. 그래서 처음 한 달은 집에서 맨몸운동부터 시작했어요. 스쿼트, 푸시업, 플랭크 이런 기본 동작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나눠서 했죠. 유튜브 보면서 동작 따라하고, 자세도 계속 확인하면서 했어요.
물론 처음엔 힘들었어요. 푸시업 10개도 못 하겠고, 스쿼트는 무릎이 덜덜 떨릴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하루하루 하다 보니 점점 늘더라고요. 특히 일주일, 이주일 지나면서 자세가 안정되니까 ‘운동하는 재미’ 같은 게 생겼어요. 그렇게 기본 체력을 조금 만들어놓고 나서야 헬스장에 등록했어요.
식단 조절이 체지방률에 가장 결정적이었어요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게 식단이었어요. 이걸 모르고 맨날 운동만 열심히 하면 진짜 헛수고더라고요. 저는 원래 하루 세 끼 든든히 먹고, 군것질을 조금씩 자주 하는 편이었는데, 체지방률 낮추려면 이 습관부터 고쳐야 했어요.
처음엔 탄수화물 줄이기부터 시작했어요. 흰쌀밥을 현미밥이나 고구마로 바꾸고, 설탕이 들어간 간식은 아예 끊었어요. 그리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려고 노력했죠. 닭가슴살, 계란, 두부, 콩 같은 걸 하루에 두 끼는 꼭 포함시켰어요. 물도 평소보다 더 자주 마시고요.
그렇게 바꾸고 나니까 2주 정도 지나면 확실히 몸이 반응하더라고요. 배가 덜 부풀고, 붓기가 빠지면서 체형도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그때부터는 체지방률 숫자보다 거울을 더 자주 보게 됐어요. 수치보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가 훨씬 더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체지방률 낮추는 데 가장 효과 본 루틴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근력운동 40분 + 짧은 인터벌 유산소 20분’ 이 조합이었어요. 일주일에 4~5번 정도 이 패턴을 유지했고, 하루 2끼는 단백질 중심 식단, 나머지 한 끼는 가볍게 먹었어요. 저녁엔 탄수화물 거의 안 먹고요.
이렇게 한 달 정도 루틴을 유지하니까 체지방률이 26%에서 21%로 떨어졌어요. 물론 체중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1kg 정도 늘었어요. 근육이 붙은 거죠. 그런데 몸은 훨씬 가벼워졌고, 움직일 때 힘도 덜 들고, 집중력도 더 올라갔어요. 그리고 옷 태도 확 달라졌어요. 특히 셔츠 입을 때 어깨 라인이 잡히고 배가 쏙 들어가 보이니까 자신감이 확 올라갔어요.
내가 직접 느낀 체지방률의 진짜 차이
체지방률이 낮아지면서 가장 좋았던 건 ‘체형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어요. 예전엔 배만 볼록 튀어나온 전형적인 ‘마른 비만’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옷을 입었을 때 전신 실루엣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팔도 단단해지고, 허리 라인이 생기니까 사람 인상이 달라 보이는 게 진짜 신기했어요.
무엇보다도 몸이 가볍고, 피로도가 확 줄었어요. 예전엔 하루 1시간만 걷고 와도 다리가 묵직했는데, 지금은 한참 걸어도 피곤함이 덜해요. 밤에 숙면도 잘 되고요. 예민하고 예전보다 짜증도 덜 나더라고요. 확실히 남자 체지방률이 낮아지면 겉모습뿐 아니라 전체적인 삶의 질이 바뀌는 걸 체감했어요.
마무리하며
처음엔 숫자만 보고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 일상 전체가 바뀌었어요. 운동하는 습관, 음식 고르는 기준, 물 마시는 습관까지요. 체지방률 낮추는 건 절대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느리더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했어요.
40대 이후에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체중보다도 체지방률을 관리하는 게 핵심이라는 걸 정말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괜히 남자들 복근 만드는 데 집착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제야 이해가 돼요.
한 줄 요약
남자 체지방률, 단순히 외모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을 바꾸는 핵심이에요.
독자에게 전하는 팁
체지방률 낮추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운동과 식단을 한 번에 바꾸려고 하지 말고
하루 1%씩만 바꿔보세요. 꾸준히 하다 보면, 몸이 먼저 달라진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