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서 다이어트 성공, 그런데 진짜 괜찮을까?

그렇게라도 살을 빼고 싶었던 시절

살면서 ‘이번엔 꼭 뺀다’라는 다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40대가 되고 나니까 살은 더 잘 찌고, 빼는 건 더 어려워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운동 조금만 해도 확실히 빠졌는데, 지금은 똑같이 해도 소용이 없는 느낌? 그러던 와중에 어느 날 아내랑 찍은 사진을 보는데, 제 얼굴이 너무 퉁퉁한 거예요. 눈은 작아 보이고, 목이 어딨는지도 모르겠고, 배도 셔츠 사이로 봉긋 올라온 게 딱 보기 싫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거울 볼 때마다 계속 그 사진이 생각났고, 결국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없었어요. 곧 중요한 자리가 있었고, 그 전까지 어떻게든 살을 빼야겠다는 압박감이 컸죠. 그래서 무작정 굶는 걸 선택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선택이긴 했지만, 당시엔 ‘굶어서라도 빼야겠다’는 마음뿐이었어요.

굶는 다이어트, 정말 힘들고 막막했던 시작

첫날은 의욕이 넘쳤어요. ‘오늘부터 아무것도 안 먹는다!’ 하고 시작했는데, 점심쯤 되니까 벌써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평소엔 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 하나쯤은 먹어야 버티는 스타일이었는데, 물만 마시니까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계속 꼬르륵거렸어요. 회사에서도 집중이 안 됐고, 일하는 내내 몸이 축 처진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꾹 참고 하루를 넘겼는데, 문제는 둘째 날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지러움이 너무 심하더라고요. 진짜 주방에서 물컵 들다가 한 번 휘청했을 정도예요. 그 와중에도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까 전날보다 1kg 정도 줄어 있었어요. 그 수치 하나 보고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바보 같았지만 그땐 그렇게라도 살을 빼고 싶었어요.

점점 무기력해지는 몸, 그래도 체중은 줄더라

사흘째 되니까 몸이 완전히 축 늘어졌어요. 말수가 줄고, 걸음도 느려졌어요. 심지어 계단 오를 때 숨이 차서 잠깐 벽에 기대기도 했어요. 그런데 체중계에 올라가면 또 600g씩 빠져 있는 거예요. 그 수치 하나에 의존하게 되니까 계속 굶게 되더라고요. 하루에 물만 1.5L 정도 마시고, 커피는 블랙으로 한 잔 정도. 그게 전부였어요.

배고픔도 고통이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먹고 싶은 충동’이었어요. 냉장고 열 때마다 반찬이 눈에 들어오고, 가족들 식사 시간엔 방에 들어가서 눈 감고 버텼어요. 냄새만으로도 너무 괴롭더라고요. 식욕을 참는 게 체력보다 더 힘든 싸움이라는 걸 처음 느꼈어요.

일주일 후, 목표 달성… 그런데?

일주일 동안 그렇게 굶고 버텼더니, 체중이 6.5kg 줄어 있었어요. 정말 그 숫자 하나는 확실하게 바뀌었죠. 바지 허리도 여유가 생기고, 얼굴 라인도 살짝 살아났어요. 사진 찍을 때도 전보다 낫더라고요. 그 순간만 보면 ‘굶어서 다이어트 성공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어요. 굶는 걸 멈추고 다시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몸이 이상하게 반응했어요. 평소 먹던 양보다 훨씬 적게 먹었는데도 체중이 바로 늘기 시작하더라고요. 2~3일 사이에 2kg 가까이 다시 찌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몸이 완전히 절약모드로 전환됐던 거죠. 그러니까 한 끼만 제대로 먹어도 바로 저장하려는 듯한 반응이었어요.

거기에다가 위장이 예민해져서, 기름기 있는 음식은 먹자마자 속이 더부룩했고, 변비도 심해졌어요. 평소보다 더 피곤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되더라고요. 성공은 했는데 몸이 망가진 느낌이었어요.

느낀 점, 숫자에 집착한 대가

지금 생각하면 그땐 너무 급했어요. 숫자 하나만 보고 모든 걸 판단했죠. 6kg이 줄었다는 게 마냥 기쁜 일이 아니었어요. 근육도 같이 빠지고, 체력이 떨어지니까 일상생활도 불편해졌거든요.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단기간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오래가기 어렵고 부작용도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욕구가 훨씬 더 강해졌어요. 예전엔 적당히 먹을 수 있었던 음식도, 굶는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다 보니 나중엔 폭식으로 이어졌어요. 결국 요요도 금방 왔고요.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굶는 다이어트 실패 이후엔 식단 조절 위주로 바꿨어요. 하루 세 끼는 꼭 먹되, 탄수화물은 조금 줄이고 단백질을 늘렸어요. 운동도 하루에 30분은 꼭 걷거나 스트레칭 위주로 하고요. 그렇게 하니까 속도는 느리지만 체중이 서서히 줄더라고요. 가장 큰 차이는 체력이 유지된다는 점이에요. 일도 잘 되고, 컨디션도 괜찮고요.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갈망이 줄었어요. 식사 시간을 챙기니까 과식도 줄었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안정적인 식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은 주 1회 몸무게 체크하면서 관리 중이고, 마음도 훨씬 편해요.

마무리하며 드리고 싶은 이야기

한 줄 요약

굶어서 다이어트 성공은 가능하지만, 건강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혹시 저처럼 급하게 살을 빼야 해서 굶는 걸 고민하신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분명 효과는 있을 수 있어요. 숫자는 줄어들 거예요. 그런데 그 숫자 하나 얻으려고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건 너무 큰 대가라고 생각해요. 저는 직접 해봤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건강한 다이어트는 생각보다 멀지 않아요. 조급해하지 말고, 한 끼 한 끼 신경 써서 먹고, 조금씩 움직이고, 무엇보다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게 진짜 다이어트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